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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확정 소득 vs 미래 성장 보상,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기업에서 연봉 협상 시즌이 다가오면 직원들은 여러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연봉 인상과 스탁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제안이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비상장 기업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스탁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직원 입장에서는 연봉 인상이 당장의 확정된 수익이기 때문에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무엇이 더 유리한 선택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 본인의 커리어 계획, 자산 상태, 위험 감수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 보상 방식의 구조와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어떤 조건에서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리해보겠다.
스탁옵션의 구조와 잠재 가치 이해하기
스탁옵션은 일정한 수량의 회사 주식을 정해진 가격(행사가)으로 일정 기간 내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예를 들어 회사가 직원에게 스탁옵션 1,000주를 주고, 행사가를 주당 1만 원으로 정했다면, 향후 상장이나 거래 가능한 시점에 주가가 5만 원이 되면, 직원은 주당 1만 원에 주식을 사서 5만 원에 팔 수 있는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 구조에서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행사가와 실제 주가 간의 차이, 다른 하나는 옵션의 행사 가능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스톡옵션은 부여일로부터 2~4년 정도의 베스팅(vesting) 기간을 두며, 매년 일정 비율만큼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즉, 스탁옵션은 미래의 보상이고, 회사가 성장해야 의미가 있는 인센티브다. 회사가 상장하지 못하거나, 주가가 행사가 이하로 머무르면 스탁옵션은 무의미해진다. 반대로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IPO에 성공하거나, M&A 등의 이벤트가 발생하면 엄청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쿠팡, 카카오, 네이버, 당근마켓, 뱅크샐러드 같은 기업에서 초기 멤버들은 스탁옵션으로 억 단위를 넘는 수익을 얻은 사례도 많다. 하지만 그것이 일반화된 보상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연봉 인상은 확정된 현금 흐름, 단기 안정성 확보에 유리하다
연봉 인상은 가장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이다. 예를 들어 연 300만 원의 연봉 인상을 제안받았다면, 매월 세후로 약 20만 원가량의 실질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이 돈은 저축, 투자, 생활비 등 원하는 곳에 바로 쓸 수 있고, 연봉 테이블에도 반영되므로 다음 해 인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연봉은 퇴직금, 연차 수당, 대출 심사 등 다양한 곳에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재정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자산이 아직 부족하거나, 현금 유동성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연봉 인상이 주는 안정성이 크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나 자녀가 있는 직장인이라면 당장의 수입 증가가 삶의 질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반면 스탁옵션은 아무리 금액이 크다고 해도 실제로 현금화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마저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연봉 인상은 실현 가능성 100%의 확정 수입인 반면, 스탁옵션은 기대 수익이 크지만 실현 확률이 낮은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연봉 인상은 리스크가 없고, 스탁옵션은 리스크를 동반한 기대치 높은 자산이다.
무엇이 더 유리할까? 상황별로 따져봐야 할 체크포인트
실질적인 선택을 위해선 두 가지 보상안을 단순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연봉 인상 300만 원과 스탁옵션 1,000주를 놓고 비교한다고 하자. 이때 스탁옵션의 행사가가 1만 원이고, 향후 3년 후 예상 주가가 3만 원이라면, 옵션을 행사했을 때 1주당 2만 원, 총 2천만 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3년 뒤 2천만 원이라면, 연간 평균 수익은 약 666만 원이므로 연봉 인상보다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리스크가 있다. 회사가 상장하지 못하거나, 주가가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연봉 인상은 그 해부터 곧바로 실현 가능한 수익이 되며, 자산 관리를 계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유리할까?
첫째, 회사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스탁옵션이 유리하다. 회사의 기술력, 시장 점유율, 수익 구조, 성장 전략 등을 잘 알고 있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스탁옵션은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줄 수 있다.
둘째, 현금이 급한 상황이라면 연봉 인상이 유리하다. 전세금 마련, 대출 상환, 생활비 부담 등 현금 유동성이 중요한 시기라면 스탁옵션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셋째, 본인의 커리어 계획이 중요하다. 해당 회사에 장기적으로 근무할 생각이 있고, 옵션의 베스팅 기간을 채울 자신이 있다면 스탁옵션을 선택할 수 있지만, 1~2년 내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실익이 적다.
넷째, 세금 구조를 비교해야 한다. 연봉 인상은 근로소득세로 즉시 과세되지만, 스탁옵션은 행사 시점에 기타소득세 혹은 양도소득세가 적용되며, 절세 전략이 가능하다. 특히 3년 이상 장기 보유 시 세율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다섯째,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스탁옵션을 행사하려면 결국 일정 금액을 투자해야 하고, 그 돈이 다른 자산에 투자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할 수 있다. 행사가 1만 원일 때 1,000주를 행사하려면 1,000만 원이 필요하며, 이를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과 비교해봐야 한다.
부의 크기보다 안정성과 선택권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부에 대한 감각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3년 후 5천만 원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지금의 수입 증가를 포기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지금 당장 월 20만 원이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수익의 크기가 아니라, 그 돈이 지금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스탁옵션은 기대 수익이 크지만 확정되지 않은 자산이고, 연봉 인상은 작지만 확실한 현금흐름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선택권을 얼마나 유연하게 가질 수 있느냐다. 스탁옵션은 행사 시점과 방법을 내가 선택할 수 있고, 일정 부분은 절세 전략도 가능하다. 연봉 인상은 지금 당장 쓰기에 좋지만, 나중에 경기 상황이 나빠져도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커진다.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할 때도 두 보상 방식의 의미는 다르다.
회사 입장에서는 연봉 인상보다 스탁옵션이 부담이 적고, 직원의 장기적인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며, 기업 성장과 보상을 연결짓는 수단이 된다. 반면 직원 입장에서는 이 선택이 자신의 생애주기, 커리어 단계, 자산 상황, 금융 지식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는, 지금의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감수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직이나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스탁옵션은 아무 의미가 없고, 재무적인 여유가 있다면 스탁옵션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생활비가 빠듯하거나, 불확실성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사람이라면 연봉 인상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돈은 선택의 문제, 기준은 나에게 있다
연봉 인상과 스탁옵션 중 무엇이 더 유리한지는 숫자보다도 개인의 인생 전략과 더 깊이 연결되어 있다. 당장의 필요를 충족할 것인가, 미래의 가능성에 베팅할 것인가는 가치관의 문제이며, 자산 설계와 커리어 방향의 문제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건 두 가지 모두를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회사를 믿는다면, 본인을 믿는다면 스탁옵션도 좋다. 매달의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면 연봉 인상이 더 현명한 선택이다. 이 선택이 당신의 미래 수익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쪽이든 당신만의 기준으로 결정한다면 그것이 곧 최고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 위에 당신의 커리어와 자산은 조금씩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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